2026. 3. 26. 15:57ㆍ다문화
BICS vs CALP: 이주 아동의 언어 능력
이주배경학생의 경우, 또래와의 일상 대화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지만 교과 수업에서는 이해와 수행에 뚜렷한 격차를 보이는 상황이 자주 관찰된다. 이러한 불일치는 단순한 학습 태도나 인지적 능력의 문제로 해석되기 쉽지만, 언어 능력의 성격을 구분하여 볼 필요가 있다.
Jim Cummins는 언어 능력을 일상적 의사소통 능력(BICS)과 학문적 언어 능력(CALP)으로 구분하였다. 전자는 일상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공유하며 대화할 수 있는 능력으로, 많은 이주배경학생들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또래 수준에 도달한다. 반면 후자는 교과 학습, 논증적 글쓰기, 추상적 개념 이해와 같이 맥락의 도움 없이도 언어만으로 의미를 구성해야 하는 능력으로, 습득에 더 긴 시간이 요구된다. 문제는 이 두 능력이 외형적으로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상적 유창성이 확보되었다는 사실이 곧 학업 수행 가능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구분을 간과할 때 현장에서는 두 가지 오류가 반복된다. 하나는 학문적 언어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학생을 인지적 문제로 오해하여 과잉 배치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일상적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언어 지원을 조기에 중단하는 경우이다. 두 상황 모두 학생의 실제 학습 접근권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물론 이 구분이 완결된 이론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이후 연구에서는 맥락의 풍부성이나 과제의 인지적 요구도와 같은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졌고, 언어 능력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접근 자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었다. 특히 사회적·정치적 관점에서는 이러한 틀이 이주배경학생을 ‘결핍’의 관점으로 해석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구분이 갖는 교육적 함의는 분명하다. 이주배경학생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회화 능숙도가 아니라 교과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학문적 언어를 목표로 한 교수적 비계 설계가 필요하다. 일상적 유창성은 출발점일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학습 참여와 성취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원문:
Street, B. & Hornberger, N. H. (Eds.). (2008). Encyclopedia of Language and Education, 2nd Edition, Volume 2: Literacy. (pp. 71-83). New York: Springer Science + Business Media L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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