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수업 레벨업

2024. 7. 9. 15:46

생성형 AI로 수업 레벨 업

김승주 선생님께서 책을 보내주셨다. 중등 국어 선생님일거라 막연히 짐작하고 있었는데 교원대 연구교수님이셨다는걸 저자 소개를 보고 알았다. 글을 자주 올리지 않으시지만, 나는 근거없이 이분에 대한 믿음이 있다.

AI관련 책들이나 수업 사례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빨리 변하고 있는데 굳이 이걸 소개할 필요가 있나 싶은, 지금 이때다! 라며 시류에 편승해서 돈벌이를 하려는 얄팍한 책들에 실망을 많이 하기도 했고, 이걸 왜 AI랑 해야하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는 도구 중심 수업들에 질려서 시간만 아까웠기 때문. 그런데 김승주 선생님이 책을 내셨다는 말씀에, 이분의 의도를 생각해보게 되었고,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더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도가 귀한 것이구나라고 다시 마음이 열렸다. 책을 읽어보니 내가 수업에서 하던 고민들이 많은 지점 맞닿아 있었고, 수업 아이디어도 많이 얻어서 좋았음.

1부 교실로 들어온 AI

 

24~25쪽.

몇마디 요청만으로 그럴듯한 결과물을 순식간에 얻지만, 한편으로 아이들이 시간 드려 깊이 고민하면서, 또 지루함을 견디면서 뭔가 배울 수 있는 여지가 줄기도 합니다. AI가 아이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학습 과정을 없애거나, 학습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이 됩니다. : 저도 똑같은 마음입니다!

31쪽.

완벽하지 않은 점을 수업에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 우리의 목표가 아이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므로, 이 지점을 어떻게 수업에 활용하면 좋을지 사례가 풍부해지면 좋겠다.

43쪽-생성형 AI의 숨겨진 힘을 끌어내는 법

많은 정보 주고, 구체적인 결과물을 요청하기, 구분기호로 명확히 하기, 언어적인 감각과 반복적인 실험의 필요성(3문장이 아니라 '세문장' 으로 요청하면 더 정확). 단계별로 요청하기, 글자수를 지시하는 것은 좋지 않음, 같은 내용도 영어로 요청하면 토큰 수가 훨씬 더 적게 사용되어 더 많은 요청을 할 수 있고, 양질의 결과물이 나옴

* "인간처럼 서 있는 빵과 계란을 들고 있는 남자" 라는 표현을 생성형 인공지능이 해석하는 사례를 보며, 학생들에게 분사구, 관계대명사 등의 수식어구를 가르칠 때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부 AI와 함께 수업하기: 통계자료 해석부터 창작 활동까지

1장 [통계] AI와 떠나는 통계 모험 : 요즘 학교에서 주제별 리서치나 각종 보고서 작성 수행평가가 많아서 자료 수집과 시각화하는 방법 등을 안내하고 이 과정에서 수업 시간에 AI활용을 어떻게 지도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가이드가 잘 되어 있다. 77쪽 평가 루브릭이 총체적 루브릭이라 평가요소별로 정리를 다시 하고 싶은 욕구가...

2장 [영작] 챗GPT로 pre- 영작문하기 : 내 전공 과목이라 판단이 가혹할 수도 있다. 이 파트 저자가 초등샘이던데 고등영어 수업사례를 쓰신 이유는 뭔지? 일단 실제 고등학교에서는 이렇게 단어 학습을 위해 시간을 많이 할애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활동에 소개된 코파일럿 디자이너나 내추럴 리더를 굳이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고. 역시나 101쪽의 루브릭은 영어의 교과역량 평가가 아니라 AI활용능력 평가가 아닌가 싶어서 의문.

3장 [토의·토론]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챗봇과 토론하기 : 이 파트는 많은 부분에 밑줄을 쳤다. 실제 토론 수업을 하기 어려운 교실 상황의 문제점들(한쪽에 우수한 학생이 몰리거나 인원 제한이 필요하거나 토론을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거나 등등)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챗봇과의 토론 수업이 가지는 장점을 설명해준다. 토론봇을 만드는 방법이 친절하게 나와있고, 링크까지 있어서 직접 토론도 해봤다. 이거 영어수업시간에 말하기 평가와 연계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4장 [확률, 토의·토론] 선택을 바꾸는 게 유리할까? : 모둠 수업에서 모둠마다 이런 학생이 있어야 하는데 싶은 경우(오개념을 지적해줄 학생, 정답의 근거를 집요하게 파고들 학생 등)가 많은데, 모둠별 토론을 보완해줄 모둠원 역할을 GPT에게 시키다니! 3장의 수업 예시와 4장의 수업 예시를 종합해서 뭔가 해보고 싶어짐.

5장 [독해] 챗봇과 읽기 대결! : 챗봇이 만든 글을 읽으며 핵심단어와 중심문장을 찾아보는 연습. 기존 텍스트는 읽지 않으려하는 학생들이 자신이 지시한대로 챗봇이 만든 글은 흥미를 갖고 읽더라는 수업 후기에 공감이 간다.

6장 [문학] 나만의 보조 작가 챗봇: 인공지능을 활용해 결과물 창작을 목표로 하는 수업은 나는 좋아하지 않지만, 활동지의 단계가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영어 수업에서 활용할 여지가 많았다. 시를 읽지도, 쓰지도 않으려는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과정으로서는 매우 훌륭한 동기 부여가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역시 여기서도 평가 루브릭은 뜨아. 수행수준 기술이 너무 애매하고 무엇을 평가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수업활동지를 보니 몇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나라면 주제를 열어놓기보다 배운 단원과 관련한 주제를 정해줄 것 같고, 원하는 분위기와 정서를 고르게 하면서는 영단어 학습이 되고, 원하는 시의 표현을 고르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비교, 직유, 은유적 감성을 익히게 될듯하여 시도해보고 싶었다. 시에 포함하고 싶은 단어를 쓰게 하는 방법도 좋았다. 후속 활동으로 다른 친구들 시를 패들릿에 게시하여 감상 수업을 구상한 아이디어도 굿! 고민은 평가. 이 결과물에서 무엇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가 관건.

7장 [문화, 미술] AI로 그려 보는 다양한 문화: AI활용 수업이 생성-수정-공유 단계로 구성되어야 한다는걸 간결하게 보여줌.

8장 [미술] 새로운 미술, Next Art의 시작: 자신의 의도나 심상을 나타내는데 필요한 조형원리를 AI라는 기술로 표현해 보는 경험이 핵심이라고 한다. 수업 후 학생들이 미술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데.... #전재철 수석님의 의견을 기대합니다!

9장 [기술] 야, 나도 챗봇 만들 수 있어: 기술, 컴퓨터, 정보 수업시간에 꼭 해보면 좋겠음. 처음 챗봇이란 말을 들었을 때 실물 로봇 중에 하나인줄 알았던 나. 교사도 필요한 챗봇을 만들어 수업에 쓸 수 있으면 좋으니 유용할듯.

으아ㅜㅜㅜㅜㅜ

책 정리 하다가 하루가 다 갔습니다. 책을 받은지 너무 오래 지나서 밀린 숙제하듯 정리하긴 했지만, 정리하지 않았으면 깊이있게 열심히 읽지 못했을 것 같아요. 결론은 제게 큰 도움이 된 책이었어요. 그런데 평가 부분은 많은 고민과 보강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많이 배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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